애플 아이패드를 바라 보며 share
오늘 인터넷 세상 뿐만 아니라, 회사 내부에서도 어제 새벽에 발표한 아이패드에 대한 이야기로 시끄럽다. 오전 동안 쭈욱 살펴 봤는데, 이거 정말 물건이다. (공식스펙에 표시된 언어에는 한글이 빠져 있는데, 한국에 출시된다면) WiFi 모델로 하나 사고 싶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팔아서라도 자금을 마련해 봐야 겠다.
내가 본 부족한 점
단점 보다 좋은 점이 더 많지만, 누리꾼들 입에 회자되는 단점들과, 내가 생각하는 단점들을 모아 봤다. 하드웨어 부분과 소프트웨어 부분으로 나뉘는데, 소프트웨어 부분은 그간 아이폰에서의 사업 전개 방향을 보아서는 충분히 불편한 점들이 해소된 업버전(특히, 멀티태스킹 부분)이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
카메라
사실 이 큰 기기를 들고 사진을 찍을 일은 없을 것 같지만, Video Call/Chat 할 때는 정말 아쉬운 기능이다. 아마도 A4 SoC에 카메라 기능이 통합되지 못한 것이 아닐까라는 추측을 해 본다.
이제 슬슬 720p(1080720)급 웹캠들이 나온다 (지금 넷북등에 달려 있는 것은 VGA, 640480급). 화상통화의 스펙들이 아직 720p로 확장되지도 않았고, 네트워크도 720p의 QoS를 보장할 만큼 자원을 할당하지 못하지만, 미래에 가야할 방향이라 생각된다.
두꺼운 베젤
오히려 사용자를 배려한 것일까? 한손이나 두순으로 파지하고 사용할 때, 손가락에 화면이 가리는 것을 고려한 것일까? 어쨌거나 디자인 적으로는 그리 예뻐 보이지 않는다.
외부 디스플레이 지원
iWork 같은 기능들이 들어 있는데, 가령 Keynote 등으로 프리젠테이션이라도 할라 치면… D-sub, DVI, Mini Display Port 등이 아쉽다. 그런데, 잡스옹이 키노트를 할 때는 아이패드 화면을 큰 스크린에 뿌려 주었다 (아마 특수 제작한 버전의 아이패드일 것으로 추측). 하단의 확장 슬롯을 이용한 것일까? 어쨌거나 아이패드에 연결되어야 할 영상 출력기기(프로젝터, LCD 모니터)들은 산업 표준으로 되어 있기에…
외장 저장 장치 지원
사진을 보여주는 데모를 하는데, 저 사진은 어떻게 넣은 걸까? 물론 iTunes 를 통해서겠지? 그럼, 디카에서 찍은 이미지를 PC로 옮겼다가 다시 아이패드에 동기화 시키라는 말인가? SD 카드 리더가 빌트인은 아니지만, 외장 리더를 붙일 수 있다고 하네. 정확한 내용은 애플 홈페이지 트래픽이 좀 잠잠해 지면 더블 체크.
애플이 시장에 제공한 것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통해서 애플이 시장에 선물한 것은 혁신적인 기술을 포함한 가젯, 새로운 소프트웨어 및 컨텐츠 유통 방식… 뭐 많지만,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PLAYGROUND’이다. 죽어 가던 전통 미디어와 컨텐츠들이 사업을 계속 전개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플레이그라운드, Indie App 개발자들이 자신이 개발한 App을 올려 놓고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플레이그라운드… 애플이 만든 플레이그라운드는 애플의 에코시스템에 참여하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WIN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거다.
“모두가” WIN(Happy, Well-off)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3rd Party Indie App 개발자들… 그들은 대박의 꿈을 갖고, 이 시장에 뛰어 들었지만, 각 카테고리의 Top100에라도 들어야 그나마 먹고 산다. 우등생만 살아 남는 더러운 세상인거다. 아직은 이들의 App 을 소비해 줄 시장이 크지 않았고, 시장이 성숙하지 않아 롱테일도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애플의 자본주의에 낚시질 당한 것일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들은 양이 질을 만든다라고 한다 (양이 많으면 그 중에 군계일학이 나온다는 얘기). Atari Shock 가 오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애플의 AppStore 는 분배의 공평함이란 없는 시장경제이고, 우등생들에게 더 많은 배분을 해 주고, 그러므로서 소비자에게 가치(만족)을 제공한다. 대한민국이란 자본주의 사회의 속한 한 직장에서 계급이 생기듯이, AppStore 내에서도 계급이 생기는 것이다. (사상적 성향이 너무 나타났나? ^^) 주변에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 Indie App 개발자로 전향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로또 같은 거라며, 나는 말린다, 심하게…
아이패드가 다른 산업에 미치는 영향 (추측)
넷북, 태블릿
지난 CES 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스티브발머 회장이 들고 나온 HP Slate 는 실망이었다. 모양만 태블릿이지, 윈도우 7이 웬말? 아이패드의 밥이 될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넷북은… 넷북의 주요 활용도는 인터넷서핑 (60%, 중복응답가능), 정보관리 (40%), 문서작업(37%) 인데 (통계 출처), 아아패드가 전부 커버하는 부분이다. 게다가 $499 부터… 라는 착한 가격. 확장 키보드도 별도 구매 가능 하다는 거.
eBook
eBook 에게는 거의 재앙 수준이지 않을까? 물론 아이패드가 전자종이가 제공하는 가독성을 뛰어 넘기는 힘들긴 하지만… 이건 애플과 LCD 업체들이 풀어가야 할 숙제이다.
Amazon 의 Kindle, B&N의 Nook 는 ‘범용성(Multi purpose, Use case)’ 측면에서는 확실히 뒤진다. 아마 이들은 자신들의 강점 (컨텐츠), 즉, 사업권을 보전하기 위해서 단말을 무료로 뿌려 대야 할 것이다. ‘30만원에 전자책 컨텐츠 골라잡아 1000개까지 무료’, 뭐 이런식으로… 아니면, 멀티 단말 전략으로 자신들의 컨텐츠를 전용단말로도 서비스하고 아이패드에도 서비스 하든지.
eBook 단말기 하드웨어와 연관 산업에게는 큰 재앙이다. 기존에도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우후죽순 시장에 진입해서 경쟁이 치열했었는데… EPD (Electronic Paper Display, 전자종이) 패널, EPD 를 구동하기 위한 Driver IC, Reader 솔루션 개발 업체 등 연관산업 모두에 큰 타격일 것이다.
그렇다고, 전용 eBook 단말기가 당장 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은 가독성과 전류 소모 측면에서 훨씬 우세하기 때문이다. 중국이란 로우엔드 시장도 있다. 미래에도 틈새 상품으로 계속 남아 있을 것이다. 다만, 시장을 아이패드와 iBooks에 많이 뺐길 뿐이지.
PND(Personal/Portable Navigation Device), (Before Market Built-in) Car Navigation
Navigation(Map 을 가지고 네비게이션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 업체에게도 타격이지만, PND 하드웨어를 만드는 업체들에겐 큰 타격이다. Google 이 Android 스마트폰에서 동작하는 Google Maps Navigation 을 무료로 공개했고, 아이패드도 구글맵 기반의 네비게이션을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으니 말이다.
10인치 짜리 네비게이션이라… 훌륭하다. 뚜벅이 족이나, 길맹들에겐 정말 훌륭한 솔루션이 될 것이다. 차량이 문제인데, 너무 커서 시야 확보가 힘들다는 점이다. In-Dash 하는 확장 장치가 곧 나오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 본다.
차량에 기본 탑재되어 나오는 네비게이션 장치는 차량과 일체화 되어 있다는 장점을 제외하고는 (개인적으로) 그리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차량 산업의 특성상, 현재 시장에 풀리는 After Market 네비게이션 단말에 비해, Processor 와 Map 이 2년 이상의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구리다는 얘기). 아이패드가 이 시장에 큰 타격은 아니지만, 아이패드로 네비게이션에 대한 수요가 많이 몰리면, 자동차 산업에 약간의 변화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Android 나 아이패드에서 제공하는 맵이 네트워크가 연결된 상태에서 동작하는 구글맵이라는 건데… Android Market 이나 AppStore 에 가면 지도 데이터가 포함된 네비게이션 소프트웨어들이 올라와 있다. 50~25만원 주고 Map 이 탑재된 전용 7인치 PND 를 살거냐, 아니면 60~100만원 주고 범용 아이패드를 사고, 1만원 짜리 네비게이션 소프트웨어를 살거냐?는 소비자의 선택이다. 이 측면에서, Map 을 보유한 네비게이션 소프트웨어들의 타격은 하드웨어 단말 만드는 회사들 보다는 적을 것이란 거다.
전자액자
아이패드는 훌륭한 전자 액자이다. 디자인까지 멋진데, 말해서 무엇 하랴? 전원을 꽂아 놓고 책상이나 식탁에 올려 놓으면, 가족이나 친구들의 Flicker 사진도 볼 수 있으니…
S 전자 반도체 사업부
그간 사용하던 S 전자의 S5L8xxx 시리즈는 퇴출되지 않을까 싶다. 아직 A4 SoC의 IP (설계자산) 통합 정도가 S전자 수준을 못 따라 가는 것 같지만, 일정 수준이 확보되면 차세대 아이폰에서도 애플 자사 SoC를 사용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내 친구가 S 전자에서 딱 그 팀인데…
아이패드에서 기술적으로 놀라운 점
애플의 UX 철학은 “쉽게”다. 그 밑 바닥에서 지원해 줘야 할 것이 기반기술이다.
UI 반응속도
PA Semiconductor 를 인수하고 어떻게 단시간에 A4라는 SoC(Systems on a Chip)를 만들어 냈고, 그 제품 위에 저런 성능을 내는 소프트웨어들을 만들어 냈냐는 거다. 물론, 그간 누적된 기술력이 있었겠지만, 보통 저정도 SoC라면 실력있는 상당한 수의 인력들이 1년 넘게 개발하고, 상당한 검증을 거쳐 안정성을 확보하고 (보통 이 과정에서 여러번의 Revision 을 거친다), 소프트웨어를 올려야 했을 텐데…
어느 회사의 3D Graphics IP (GPU)가 탑재되었는 지 모르겠지만(Maybe, 과거부터 계속 사용하던 Imagination社의 PowerVR SGX 5 Series), 저정도 화면 크기에서 저정도 속도면 훌륭하다. 보통 SoC에 3D Graphics IP가 통합되어 원칩화 되어 있고, 이 하드웨어 가속장치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Khronos Group 의 3D 가속 표준 API 인 Open GL ES 작업이 되어야 하며, Open GL ES API 들은 UI Framework (Cocoa)와 긴밀하게 엮어져 있어야 한다. (아이폰 UX 성공의 비밀)
전원 관리
또 한가지 더, 기술적인 놀라움은 전원관리부분이다. 아이폰 보드에다가 나머지 공간은 모두 배터리일 것이다 등의 추측이 있는데… 아톰 넷북은 1킬로그램에 6셀 배터리 넣으면 최대 대기시간이 8시간 정도다. 그런데, 이 괴물은 ‘비디오 재생 기준’으로 사용시간만 10시간이란다 (약간 과장 된 듯). 물론, 기준이 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인터넷 서핑 기준인지, 동영상 재생 기준인지, 그냥 전자책을 읽을 때 기준인지… ARM 기반 SoC의 저전력 장점도 있지만, 애플의 Power 절감을 위한 Scheme 도 들어 있을 것이다.
동영상에도 나오고, ‘모바일 UX 실무 전무가 그룹’에서도 말하는… It’s Magical!, It fits me!, You just do!…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덧글 #1
아직 출시도 안된 제품이다. 제품이 훌륭하다고 해서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를 미리 점치기는 어렵다. 성공여부는 소비자가 판가름한다.
덧글 #2 (2010-01-28)
이건 뭥미? ‘해당 동영상은 Apple, Inc. 님의 저작권 주장으로 인해 더 이상 볼 수 없습니다.’ 애플이 구글이랑 정말 사이가 안 좋은가 보다. 애플 입장에서는 유튜브의 서비스와 유튜브서버의 대역폭을 빌어서–애플 서버가 겪고 있는 대역폭 문제의 대안, 대역폭 분산– 오히려 광고를 해 주는 건데… 뭐 비즈니스 세계에선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는 거니까…
최근 구글의 CEO 인 에릭슈미트가 애플 사외이사직을 그만 둔 이유가 Google Voice App 의 애플 AppStore 등록을 승인해 주지 않아서 였다. 사실, 이미 SkyPe와 같은 VoIP App 들을 승인해 준 상태에서 Google Voice 를 승인해 주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구글은 최근에 iPhone 과 PalmOS의 브라우저 위에서 동작하는 Google Voice Web App 을 공개해 버렸다. 독립 App 으로 승인을 안 해주니, 소비자가 브라우저 주소창에 들어가서 바로 Google Voice 를 사용할 수 있게 해 버린게다. 애플이 장군을 때리니까 구글이 멍군을 때린 격이다. (애플 아이패드에서 인터넷 전화 이용 가능)
Big Guy 들의 전쟁이 시작됐다. 노키아, S전자, L전자, 모토로라, 소니에릭슨이 모바일이라는 하나의 시장에서 국지전을 했다면, 이 둘 대마(大馬)들의 전쟁은 컴퓨터 산업, 인터넷, 문자/영상/음성(악) 컨텐츠… 전반에 걸친 경쟁이다. 이 틈 바구니에 마이크로소프트는 뭘하고 계시는지? 윈모 7이 다음달에 나온다는 소문이 들리긴 하지만, 역시 국지적인 얘기고, 앞에 두 거물과 노는 물 차이가 확 나 버린 것 같다.
여담인데,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만 계속 있던 사람과, 하드웨어/소프트웨어/3D 컨테츠를 포함한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사람의 차이일지도… (난 빠가 아니다, 사람이 중요하고, 그 사람이 가진 비전의 크기와 실행력이 중요하단 얘기를 하는 거다.)
덧글 #3 (2010-01-29)
A4 는 PA Semiconductor 의 작품이 아닐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아이폰 1세대 A1 SoC -> 2세대 A2 SoC -> 3G A3 SoC -> 아이패드 A4 SoC. 애플의 4번째 모바일 프로세서라는 의미일 수 있다. 그간에 애플 로고만 찍고 A1 등의 파트넘버 마킹을 안한 것일 뿐이란 생각이 든다. 기존의 아이폰용 프로세서는 애플의 요구사항을 받아 S 전자가 디자인을 해주고, 애플이 제품에 대한 소유권을 갖되, S전자 라인에서 생산하고 S 전자가 애플로 부터 개당 단가를 받는 식이었을 것이다.
SoC 설계는 자사가 보유한 IP(설계자산)과 타사로 부터 라이센스한 IP를 조합하는 레고 블럭 만들기와 같은 일이다. 그렇지만 쉽지 않다. 다양한 IP 들이 통합되어 오류 없이 돌아가도록 한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SoC 설계는 아직은 기술적 진입 장벽이 꽤 높은 산업이다. 그런 면에서 PA Semiconductor 가 직접 만들었다는 것에 살짝 의심이 간다, PPC 계열의 CPU 기술은 시장에서 검증되었으나, ARM 은 처음인데, 저런 완성도가 단 시간에… 이번에도 S 전자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falnlov: 애플이 인수해서 A4를 만든 PA Semi 의 직원들이 또 나가서 Agnilux 라는 칩회사를 만들었네요. 애플에서 제공한 스톡옵션에 불만을 가졌다는 이야기도 있고… 또 인수되려나?
신뢰도는 낮지만, 정황 증거 하나 수집했다 (2010-02-02)
덧글 #4 (2010-01-29)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데… NAND 가 Bottle Neck 이 될 수도… CPU, BUS, mDDRx SDRAM 이 다 빨라도, NAND 는 실제속도 2~3Mbps… 전체 시스템은 가장 느린 장치에 맞추어 지니까… 그럼, 하드웨어가 바뀌기 전까진 소프트웨어 업글을 통한 멀티태스킹은 물건너간 것??? 잡스옹의 키노트를 보니 ‘Solid State Storage’ 라고 표현한다. 현재 64GB 기준 시중가 20만원(+) 수준이다.
Thanks 김훈, 김범, 김영, 이웅, 문*현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