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子兵法 에서 말하는 리더쉽 share
손자가 살았던 시대
孫武 (손무, 손자병법의 저자) 는 지금으로 부터 2,500 년 전 중국의 춘추시대와 전국시대로의 전환기에 살던 군사 철학자이다. 전쟁이란 국가간의 갈등 해결 방식의 한 종류이다.
대기업에서 총수의 권한이 약해지면서 왕자의 난이 벌어지듯이, 당시는 天子 (천자) 의 권한이 약해지면서 같은 부모로 부터 땅을 나누어 가진 귀족(제후국)들간의 갈등이 심했던 시기였다. 이런 귀족들간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전쟁이 빈번했다.
그런데, 이 전쟁은 귀족들에겐 룰이 있는 게임과도 같은 것이었다. 가령, 전쟁을 하러 갔다가 적국에 흉작이 들어 민중이 굶고 있으면, 전쟁을 하지 않고 돌아 왔으며, 한번 넘어진 적 병을 찌르지 않았으며, 흰 머리가 흰 적 병은 공격하지 않았다. 이는 귀족들 사이에 불문율로 정한 규칙으로 귀족 자신의 체면 유지를 위한 것이지, 적국의 민중들과 군사들을 아끼고 사랑해서 그런 것은 절대 아니었다.
군사들은 그냥 장기판의 卒 하나에 불과한 그냥 부품과도 같은 존재였다. 영화에서도 많이 보았던, 아군과 적군이 평지에 일렬로 주욱 늘어서서 싸우는, 숫자가 많으면 이기는, 전략도 전술도 없는 그런 전쟁… 이것이 손무가 태어났을 때의 시대적 배경이다.
손자, 중소기업을 가다
손무는 자신이 태어난 중원 (황하강 유역) 의 제나라 (지금의 산동성 지방)를 떠나 변방의 오나라 (지금의 상해 지방)로 가서 최고 군사를 지낸 사람이다. 제나라에서 대대로 장군을 지낸 집안에서 태어난 손무는 제나라에서 충분히 출세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7 세 어린 나이에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오나라왕 합려에게로 간다. 즉, 오늘로 따지면 대기업을 버리고, 중소기업행을 택한 것이다.
손자의 휴머니즘 철학
손자병법은 손무가 오나라 행을 택하면서, 오나라 왕 합려에게 바친 전쟁 철학서라 할 수 있다. 손자병법의 기저에 깔린 사상은 백성과 군사에 대한 사랑, 즉, 휴머니즘이라 할 수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 절대 위태로움이 없다. 그는 필승 사상을 외치는 사람이 아니라, 全勝 (전승) 사상을 외치는 철학자였다. 내 병사가 죽고 다쳐서 이기는 싸움은 50 점이요, 내 병사는 물론 적국의 병사까지도 온전하게 다치지 않고 이기는 것을 100 점이라 했다.
손자병법은 총 13 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편 곳곳에 그의 휴머니즘적 리더쉽 철학을 읽을 수 있다. 사람들은 虛實篇(허실편) 을 백미라고들 하는데, 난 개인적으로 始計篇 (시계편, 시작할 때 계산하라) 을 가장 좋아한다. 시계편은 손자병법 13 편의 핵심 내용만을 모아 놓은 도입글에 해당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시계편에서 나타난 손무의 리더쉽에 대한 철학을 보자.
시계편에 나온 리더쉽
계산하라.
孫子曰, 兵者 國之大事. 死生之地 存亡之道 不可不察也.
손자왈, 병자는 국지대사라. 사생지지요 존망지도니 불가불찰야라.
전쟁은 국가의 중대사이고, 삶과 죽음이 갈리는 땅이고, 나라가 흥하고 망하는 길이니 잘 살펴보아야 한다.
손무는 전쟁은 더 이상 귀족들의 게임이 아니다고 선언한다.
故 經之以五事 校之以七計 而索其情.
고로 경지이오사하고 교지이칠계하여 이색기정이니라.
그러므로, 5가지 항목을 근거로 하고, 7가지 계산법으로 비교하여 적과 나의 상황을 비교하여 승산을 따져야 한다.
승산이 없는 전쟁은 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一曰道 二曰天 三曰地 四曰將 五曰法
일왈도요, 이왈천이요, 삼왈지요, 사왈장이요, 오왈법이니라.
그 5 가지가 도천지장법이다.
군주의 리더쉽
道者 令民與上同意也. 故 可與之死 可與之生 而不畏危也
도자는 영민여상동의야라. 고로 가여지사하고 가여지생하며 이불외위야니라.
道는 군주의 리더쉽에 관한 것이다. 전쟁을 하는 목적을 전 국민들도 동감하는가? 그래서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어야 한다고 모두의 공감대가 형성되었는가? 전쟁 전에 적국 군주와 리더쉽을 비교하라. (손자 이전의 시대에는 상상도 못하던 일이다. 병사는 그냥 시킨대로 움직이는 기계와도 같은 존재였다.)
(중략…)
장군의 리더쉽
將者 智 信 仁 勇 嚴也
장자는 지 신 인 용 엄야라.
적국과 장수의 리더쉽을 비교하라. 그 비교항목이 지신인용엄이다.
智 (Wisdom)
장군이 병사들을 끌고 나갈 수 있는 객관적 분석력이 있는, 명분이 있는 지혜를 가지고 있는가?
信 (Sincerity)
장군과 병사들간의 믿음이 얼마나 두터운가? 병사들은 공정한 평가에 따른 신상 필벌을 통한 장군에 대한 믿음이 있는가? 장군은 내 뱉은 말에 대해 실천하는가?
仁 (Benevolence)
장군의 병사에 대한 내면에서 우러 나오는 사랑이 있는가? 사랑과 배려의 기본은 남들도 나와 같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된다.
勇 (Courage)
먼저 실천하는 용기가 있는가? 용기의 밑 바닥에는 仁 (사랑) 이 있기 때문이다. 즉, 仁 을 체득한 사람은 반드시 용기가 있으나, 용기가 있는 사람은 반드시 인자하지는 않다. 18 대 1로 싸우는 용기가 아니라, 수백, 수천명의 부하를 책임질 수 있는 장군의 용기를 말하는 것이다.
嚴 (Strictness)
장군은 엄격한 군법을 시행할 줄 아는 사람인가?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은 군법과 조직을 지키기 위해, 개인적으로 피를 나눈 형제와 같은 동지인 馬謖 (마속) 의 목을 벤다.
(후략…)
참고자료
- 손자병법으로 돌파한다 : 손자병법과 21세기 생존 전략, 박재희 저
덧글
시계편에서 이 부분! 멋지다~
將聽吾計用之必勝留之
왕이시여! 내 계획을 충분히 받아들이시고 나를 최고 군사로 쓰신다면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니 나는 여기 오나라에 머물 것이며, 내 계획을 받아 들이지 않는다면 전쟁에서 패배할 것이니 나에게 최고 군사자리를 준다고 해도 나는 떠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