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는 인터넷보다 더 오래된 화두이다. 1990 년 마이크로소프트를 중심으로 MPC (Multimedia PC) 레벨 1 을 발표했다. 사실상 CD-ROM 하나 달랑 달아놓고 멀티미디어 PC 라고 우기는 것처럼 보인다. 이후에 1993 년에 발표된 MPC 레벨 2 에서는 ‘Video for Window’와 그것을 기반으로 하는 ‘640×480×16비트’ 컬러의 동영상 재생과 16 비트 음원 재생 조건을 명시한다. 10년이라는 세월은 1920×1080×30fps 의 HD 영상과 5.1~7.1 채널의 고음질 멀티미디어 시대로 바꾸어 놓았다. 여기서는 이 시대의 PC를 위주로 한 멀티미디어 재생 환경과 포맷에 대해 얘기해 보겠다.
DivX 전성시대
공룡의 전성시대는 중생대 쥬라기이다. 21 세기 현대 인터넷은 DivX 라는 공룡의 시대이다. 아마 DVD, 공중파 HDTV 보다 DivX 로 영화를 보는 사람이 많을지도 모른다. MPEG-2 를 기반으로 하는 DVD 보다 MPEG-4 를 기반으로 하는 DivX 는 압축률이 높기 때문에 CD 1~3 장 정도의 분량에 DVD 영화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 화질과 음질로 저장할 수 있는 큰 매력이 있다. 정품 DVD 시장이 불법 DivX 영상 때문에 황폐해진다는 영화와 음반 산업계의 경고가 DivX 영화를 하루아침에 사라진 공룡처럼 초토화시켜 버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점차 고화질, 고음질로 고품질화되는 멀티미디어 파일에 DivX 라는 기술과 여기에 사용되는 DivX, DIVX, AC3, DTS 등의 용어의 의미와 이유를 짚어보자.
DIVX 와 DivX
DivX 의 어원(?)은 DIVX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DivX 라는 이름은 DIVX (DIgital Video eXpress의 약자) 에서 따온 것이다. 그러나 DIVX 와 DivX 는 이름만 같은 뿐,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DivX 의 이름을 DIVX 에서 따온 것에는 이유가 있고 역사를 되짚어 보는 것도 재미있으니 DIVX 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DIVX 는 1997 년에 미국 최대의 전자유통 회사 중 하나인 서킷 시티 (Circuit City) 와 할리우드 영화 판권 중계업을 하는 지프렌 (Ziffren), 브리텐햄 (Brittenham), 밴카&피셔 (Banca&Fischer) 의 3 개사가 공동으로 출자한 디지털 비디오 익스프레스 (Digital Video Express) 가 개발한 DVD 형식의 디스크를 위한 비디오 영화 대여 시스템이었다.
DIVX 를 이용하려면 300~500 달러 정도의 모뎀, 암호화 마이크로칩, 그리고 플래시 메모리 등 DIVX 가 장착된 DVD 플레이어를 구입해야 했다. 그 후 DIVX 디스크를 넣고 DVD 플레이어에 붙어 있는 재생 단추를 누르면 만 48 시간 동안만 그 디스크를 재생해 비디오 영화를 볼 수 있었다. 반환하지 않는 대여 디스크인 셈이다. 첩보영화에 나오는 자동파괴 디스크와 개념적으로 흡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추가로 그 비디오 영화를 더 보고 싶을 때는 전화선과 연결된 모뎀을 통해 시청 시간을 연장할 수 있었다.
기존 DVD 타이틀이 1 편 당 20∼30 달러이며 대부분 구입한 타이틀을 2 번 이상 반복해서 보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5 달러 이하에 DIVX 용 DVD 타이틀을 살 수 있다는 점과 불법복제를 차단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관련 업계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 장비 제조업체 중 미국의 제니스 (LG전자가 인수) 와 톰슨, 일본의 마쓰시타는 이 기술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며, 메이저 영화사에서는 그때까지 DVD 타이틀 제작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왔던 디즈니를 필두로 파라마운트, 유니버설, 드림웍스가 이 기술을 지지하고 나섰다. 그러나 여러 DVD 업체와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이 외면하게 되었고 1999년 6 월 16 일 DIVX 의 회장은 이 새로운 포맷이 시장에서 실패했고 2 년 후 업계에서 완전히 철수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