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식 사고방식과 시장 지향적 사고방식 share
회사에서 개발 조직에 속해 있지만, 나는 아수라백작 (半 개발자, 半 기획자) 같은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포지션을 가지고 일을 하다가 보면, 개발 조직과 사업 조직간의 쓸데 없는 핑퐁을 자주 보게 된다. 두 조직간에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놓고 밀고 땡기는 주제중의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사업부서) 개발계획을 먼저 제시하면 사업계획을 세우겠다.
(개발부서) 사업계획 없이 개발 계획을 세울 수 없다.
공장식 사고방식 - 개발계획을 먼저 제시하면 사업계획을 세우겠다
공장식 사고방식은 ‘만들 수 있는 것을 판다’ 는 것이다. 즉, 제품에 따라 공략할 수 있는 시장이 결정되는 것이다. 일단 제품이 개발되어 만들어 지면, 프로모션을 다니면서 시장의 요구사항들을 수렴하여 개발된 제품을 다듬어 간다. 새로운 시장에의 가능성이 생기면 이미 개발한 기본 제품을 변형한다. 이 과정에서 내부의 역량이나 기술이 부족하면 외부의 힘을 빌린다.
시장 지향적 사고방식 - 사업계획을 먼저 제시해야 개발계획을 세울 수 있지
시장 지향적 사고방식은 ‘팔 수 있는 물건을 만든다’ 는 것이다. 즉, 공략할 시장을 먼저 정의해 놓고, 그 시장에 맞는 제품을 만든다는 것이다. 공략할 시장에 진입하기 위하여 제품 개발에 필요한 내부 역량이나 기술이 부족할 경우 외부의 힘을 빌릴 수도 있다.
난 시장 지향적 사고방식의 신봉자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일 게다. A 부터 Z 까지의 시장 중, 시장 매력도나 산업구조가 우리에게 가장 유리한 B 와 C 시장을 목표로 하고, B 와 C 시장에서 각각 20%, 35% 의 점유율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기본적으로 가, 나, 다 와 같은 기술이 필요하며, 제품 차원의 경쟁우위를 가지기 위해서 라, 마, 바 정도의 차별포인트가 있으면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가, 나, 다, 라, 마, 바 의 기술을 가진 제품을 개발해야 하는데, 당사의 현재 역량으로 나, 마, 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니, 나 와 마는 개발자를 충원해서 개발하고, 바 기술은 외주업체를 활용한다. 나 와 마 기술은 우리의 향후 제품에도 계속 활용될 것이니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바 기술은 시장 환경 자체가 곧 다른 기술로 교체될 분위기라 이번 제품은 간을 좀 보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헉~헉~)
출발점 | 초점 | 수단 | 목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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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식 사고방식 | 공장 (개발역량) | 제품 | 판매와 촉진 | 매출 증대를 통한 이윤창출 |
시장 지향형 사고방식 | 시장 (시장에 대한 이해) | 시장의 욕구 | 통합 마케팅 | 고객만족을 통한 이윤창출 |
표 출처
Kotler & Amstrong, Principles of Marketing
기가 막힐 때가 많다. 우리의 일반적인 상식으로 개발 조직의 사고방식은 공장식이고, 사업 조직은 시장 지향적일거라 생각하지만, 실상은 반대다. 이것은 마케팅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개발자 출신의 사업 조직과, 시장을 몰라서 개발 계획을 세울 수 없는 개발 조직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하이테크 기업들의 모습인거다.